나는 돌아갈 수 없는 하루다.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, 다시는 너의 손으로 붙잡을 수 없는 시간. 그날은 아주 평범하게 시작되었지만,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특별함을 알게 되는 그런 하루였다. 나는 네가 알지 못한 채 흘려보낸 수많은 장면 속에, 말없이 숨 쉬고 있었다.
그날 아침의 공기, 익숙하게 마셨던 커피, 무심히 건넨 인사와 흘려들었던 말들. 모든 것이 당연했기에 소중하단 걸 몰랐던 순간들. 나는 그런 기억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. 아주 작고, 사소하고,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일상적인 것들로.
하지만 내가 지나간 뒤, 너는 나를 다시 불렀다. “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.” 너는 그렇게 몇 번이고 나를 찾아 헤맸지만, 나는 이미 너의 뒷모습을 보며 저물어버린 하루였다. 너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으면서도, 다시는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바라보는 유령 같은 존재.
사실 나는 너에게 특별한 일을 주지는 않았다. 다만 너는 나를 지나온 후에야 깨달았다. “그 하루는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.” 그런 생각을 품은 순간, 나는 비로소 네 마음 속에 깊이 새겨졌다. 잊히지 않는 하루가 되어버린 것이다.
사람들은 늘 다음 날을 기다린다. 오늘을 흘려보내며, 내일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거라 믿는다. 하지만 어떤 하루는, 그렇게 조용히 지나간 다음에야 그 무게가 드러난다. 나는 그런 하루였다. 네가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, 더 간절히 바라보게 되는 하루.
나는 돌아갈 수 없는 하루다. 다시 오지 않을 날이지만, 한 사람의 마음속에 반복해서 살아나는 하루. 때로는 미소로, 때로는 눈물로 되살아나는 장면들 속에, 나는 조용히 머문다.
다시 나를 살 수는 없지만, 나는 여전히 네 안에 살아 있다. 너의 후회 속에서, 너의 따뜻한 기억 속에서, 나는 매일 조금씩 다시 태어난다.